입에 풀칠 2004-05-28 wooang
■ 입에 풀칠하는

어슴푸레 잠에서 깨보니 건조했는지 잠들어 있는 동생의 입술이 다 헐어 있었다.

어머니는 책상 위에 있던 립글로스를 집어 자는 동생에게 다정스레 발라주었다.

“어머,얘 입술 좀 봐. 그러게 항상 바르고 다니라니깐.”

그러시면서 동생 책상에 있던 챕스틱을 가지고 오셨다.

“우브브브브.”(이리 뒹굴 저리 뒹굴)

“가만 있어 봐. 움직이니까 잘 안 발라지잖아.”

어머니는 동생을 더욱 눌러서 억지로 발라줬다.

고문 아닌 고문에 동생은 일어났고 어머니는 다시 주방으로 가셨다.

세수를 하고 왔는데도 멍하니 침대에 앉아 있는 동생.

녀석의 손에는 ‘딱풀’이 들려 있었다.

“형,말로만 듣던 입에 풀칠한다는 게….”

■ 엽기 국민차 티코!


어느 한적한 오후 독일의 아우토반을 달리던 우리의 자랑스런 티코.

그만 고장이 나 갓길에 멈춰 서게 됐다.

독일은 히치하이킹처럼 길에서 손을 흔들어 방향만 맞으면 누구든 태워주는 분위기 좋은 나라이다.

우리의 티코 운전자는 고속도로긴 하지만 손을 흔들어 일단 아우토반을 빠져나갈 생각으로 히치하이킹을 시도했다.

몇 대의 차가 지나가고 드디어 나타난 티코의 구세주는 근사한 벤츠였다.

벤츠:아∼ 차가 고장 났군요. 제가 뭘 도와드릴까요?

티코:정말 고맙습니다. 저를 다음 톨게이트까지만 태워주시면 제가 견인차를 불러 차를 옮길게요. 부탁 좀 드릴게요^^


왕년의 카레이서인 벤츠 운전자는 자신의 벤츠를 자랑하고 싶었다.

그리고 보아하니 티코는 자신의 차로 끌어도 아무 무리 없어 보이기도 해,

자신의 차로 직접 티코를 끌어 다음 톨게이트까지 데려다주겠다고 말했다.

벤츠:제가 너무 빨리 달린다고 생각하시면 뒤에서 경적을 울려주세요. 그럼 천천히 달릴게요.


티코를 매단 벤츠가 다음 톨게이트까지 가고 있는데

난데없이 뒤에서 포르쉐가 200㎞의 속력으로 쒜∼엥 지나가는 게 아닌가!

이에 열받은 왕년의 카레이서 벤츠 운전자.

뒤에 티코를 매달고 있다는 사실도 잊은 채 순간적으로 흥분해서 포르쉐와 속도경쟁을 벌이게 됐다.

벤츠와 포르쉐는 정말 빨랐다.

포르쉐가 250㎞를 넘어서자 벤츠 역시 250㎞로 달리면서 영화에서나 보던 대추격전을 벌이며 아우토반의 끝까지 달렸다.

그 사건이 있은 지 3개월 후.

티코 제조사의 직원이 시장조사를 위해 독일에 갔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아우토반을 달리는 차의 반 정도가 티코인 것이다.

그 직원은 예상치 못했던 티코의 열풍에 너무 놀라 이 상황이 어떻게 이뤄진 것인지 수소문했다.

그리하여 그때 사건을 직접 목격한 어느 운전자를 만날 수 있었다.

목격자:200㎞ 정도의 스피드를 즐기며 아우토반을 달리고 있었지.

갑자기 뒤에서 포르쉐와 벤츠가 250㎞ 넘는 속도로 내 옆을 지나가는 게 아니겠어?

그런데 그 벤츠 뒤를 티코가 바짝 붙어서 똑같은 속도로 달리고 있는 거야.

차 3대가 온 아우토반을 자기 무대인 것처럼 휘젓고 다녔지.

그런데 더 놀라운 건 벤츠 뒤를 바짝 뒤쫓던 티코가 글쎄,

경적을 마구 울리며 그 벤츠와 포르쉐에게 비키라고 하는 게 아니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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